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2012

한국어 수업 시간

선생님: 요즘 어떤 책 읽고 있어요?

나: 소설. 한국 작가 김애란가 쓴 《바깥은 여름》이라는 책이에요.

선생님: 어떤 내용이에요?

나: …… (머리를 쥐어짜며 단어를 찾고, 문법을 맞추고, 겨우 한 문장을 내뱉는다. 이 과정에서 뇌세포가 엄청나게 타버렸다.)

선생님: 저도 요즘 소설 읽고 있어요.

나: (방금 전 멘붕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 ……

선생님: (나를 빤히 바라보신다) ……

나: (재접속 성공) 무슨 소설이에요?

선생님: (안심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카와무라 겐키의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에요.

선생님: (줄거리를 설명하기 시작하신다) 주인공 ‘나’가 암에 걸려서 ‘시한부 인생’이 돼요.

나: 시-한-부-인생?

선생님: 네, ‘시한부 선고’. 즉, ‘여명 선고’라는 뜻이에요.

(딩동, 한국어 어휘 +1)

선생님: (계속해서 줄거리 설명 중) 어느 날 악마가 나타나서 ‘나’에게 내일 죽을 거라고 말해요. 하지만 주변의 물건 하나를 없애면 수명을 하루 연장해 주겠다고 하죠. 당신이라면 뭘 없애겠어요?

나: …… 고양이요?

선생님: 처음부터 바로 고양이라고요?! 하하, 소설 속 주인공은 전화기, 영화, 시계를 골랐어요. 더 이상은 ‘스포’ 안 할게요.

나: 스-포?

선생님: 네, ‘스포일러’를 줄여서 ‘스포’라고 해요.

(딩동, 한국어 어휘 +2)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마존에서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그 책을 바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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