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향수’라는 단어에 대해 다분히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젊은이가 “나 때는”이라며 옛이야기에 감상적으로 젖어 드는 모습을 볼 때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늙어버린 것 같아 마음 한구석으로 안쓰러운 감정마저 들곤 했다. ‘사람은 마땅히 앞을 내다보며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앞으로의 인생이 고작 과거의 성취를 추억하는 데만 머물러야 하는 것일까?’ 사회 전체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분위기에 휩싸인 것을 보며, 나는 분명 이 사회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책은 향수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뜨려 주었으며, 그것이 지닌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주었다.
그렇다면 향수가 우리에게 주는 적극적인 영향에는 무엇이 있을까?
—— 정체성이 단절될 위기에 처했을 때, 향수는 ‘나라는 존재의 연속성’을 회복시켜 준다.
—— 향수는 방어적인 마음을 누그러뜨려 타인의 비판이나 제안을 더 잘 수용하게 하며,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한다.
—— 집단적 향수는 소속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행동의 동기를 자극하여 공동체를 번영하게 한다.
—— 향수가 우리를 실제로 젊게 되돌려 주지는 않지만, 마음의 젊음을 유지하는 데는 분명 큰 도움이 된다.
—— 향수는 미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지나온 과거의 삶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 준다.
—— 인터넷이 정치적 대립과 혼란을 부추기는 시대에 향수는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본성은 진보를 지향한다. 보수적인 면모도 있지만, 모든 면에서 먼저 안정을 찾아야 비로소 번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기억하라. 인간은 미래를 지향하는 존재이다. 소중한 추억 속에서 영감과 길잡이를 찾아낼 때,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건설할 수 있다. 향수는 인간성의 약점이 아니라, 부정할 수 없는 긍정적인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