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오늘날, 젠슨이 창업한 엔비디아는 이미 세계 최고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고, 젠슨 개인 또한 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가가 되었다. 어쩌면 독자들은 내가 2013년에 그에게 “줄을 대려”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2013년 말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겨우 90억 달러로, TSMC 900억 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당시 젠슨의 재산도 엔비디아 시가총액의 한 자릿수 퍼센트에 불과했다. 나는 “높은 곳에 기댄” 것이 아니다. 젠슨의 대답은 진실했다. 그는 “이미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일은 바로 그로부터 11년 후, 엔비디아를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장충모『장충모 자서전: 하권 1964-2018』
오랫동안 내 인식 속에서 엔비디아는 그저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파는 회사일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이 행성의 수많은 실체들은 거대한 함대를 이루어, 인공지능이라는 신비롭고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를 개척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함대를 이끄는 기함과 그 지휘관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엔비디아와 젠슨 황이다.
TSMC의 장충모 전 회장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은퇴를 고민하던 시절, 10년 넘게 알고 지낸 노련한 친구 젠슨 황을 후계자로 삼고 싶어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 회장이 두 번이나 내민 올리브 가지에 대해 젠슨 황은 그저 짧게 대답했다. “저에게는 이미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시절의 젠슨 황은 엔비디아가 오늘날과 같은 성취를 이룰 것이라 예견했을까? 혹자는 엔비디아의 성공이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젠슨 황의 말처럼, 엔비디아의 성공은 “비전에 기반한 행운”이다. 그리고 그 비전은 엔비디아 창업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30여 년간 자신의 일에 대해 품어온 변치 않는 열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책은 젠슨 황의 원가족과 개인적 궤적을 탐구하는 전기에 머무르지 않고, 엔비디아의 성장사 및 그래픽카드와 AI 산업의 발전 과정을 입체적으로 다룬 심층 보도서이기도 하다. 아울러 저자는 작중에서 주인공과 자신 사이에 존재했던 ‘갈등’을 숨김없이 드러내는데, 바로 이 점이 이러한 깊이 있는 저널리즘 작품을 읽는 커다란 묘미이다. 진정한 ‘깊이’란 대개 서로 다른 인간들의 가치관이 격정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