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말기, 시한부 1년. 과거 《월스트리트 저널》의 투자 재테크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약했던 조너선 클레멘츠는 자신의 인생에 남겨진 마지막 시간을 바쳐, 14년 동안 집필한 1,009편의 칼럼 중 가장 정수만을 뽑아낸 62편의 글을 엄선했다. 그리고 이를 11가지 핵심 주제로 정리하여 우리가 지금 손에 쥔 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62’라는 숫자는 어쩌면 저자가 세상을 떠날 당시의 나이와 맞춘, 의도적인 편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절로 숙연한 경외감을 자아내는 저작이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이미 이 책이 가진 삶의 무게를 직감할 수 있었다. 저자의 전 생애가 녹아든 철학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을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과연 기대했던 대로 깊은 감동을 주었기에 나의 독서 채널을 통해 이 울림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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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클레멘츠의 최고 걸작: 돈과 인생에 관한 클래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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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사다리에 올라타라
회사에 들어온 지 몇 년 되지 않은 후배가 하나 있다. 그 후배는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이 바로 ‘FIRE(경제적 자립을 통한 조기 은퇴)’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에게 이러한 후배나 가족, 혹은 친구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건네겠는가? 풍요로운 이상을 대담하게 추구하라고 격려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의 뼈아픈 무게를 상기시키며 만류할 것인가?
나의 견해를 밝히자면, 우선 FIRE라는 이상을 품은 젊은이들이라면 나는 누구든 지지한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실현할 것인가’에 있다. 부의 자유로 나아가는 길 위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단숨에 무언가를 이루고자 조급해하고 맹목적으로 변해 돈을 그저 탕진해도 좋은 판돈처럼 대하곤 한다. 암호화폐, FX, 레버리지, 선물과 옵션…… 이러한 단어들은 마치 현대판 ‘열려라 참깨’처럼 기이한 마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열려라 참깨’의 주문이 하룻밤 사이에 일확천금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동시에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유에 대한 추구가 결코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단 한 번의 도박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박에서 지면 대수롭지 않게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노가다나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적어도 이성적인 사람 중에는 그런 운명을 자처하고 싶은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계단을 한 칸씩 딛고 올라가듯 견고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FIRE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하지 않고도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자산을 축적해야 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중요한 진리는, 자산이 처한 단계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필연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자산이 1만 달러 이하인 사람이라면 다음 계단으로 올라서기 위해 오직 자신의 주도적 수입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만약 현재 단계의 목표가 자산을 1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면, 이때부터는 노동으로 얻는 부가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투자와 자산관리에 기대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당신의 꿈이 개인 전용기를 소유하는 것이라면, 그 막대한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자신만의 사업을 일구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보태고 싶다. 특히 FIRE를 목표로 달성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전하는 제언이다. 부의 계단을 오르는 도중에 오직 돈을 버는 방법에만 매몰되지 마라. 대신 때때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나는 왜 이토록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가? 자유란 그저 끝없는 유희와 나태를 의미하는가? 나에게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소명이 있는가?’ 어쩌면 이러한 자문자답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고, 그리하여 마음속에 품은 이상을 더 쉽게 실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마지막으로, 당신이 현재 부의 계단 중 어느 위치에 서 있든 관계없이 결코 잊지 말라. 독서는 언제나 당신이 자신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투자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

채근담
처세의 도를 다룬 고전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떠올리지만, 동양에서 그 대표를 고른다면 나는 단연 이 책 『채근담』을 선택하겠다.
고대 중국에는 수많은 철학 유파가 있었고, 한자어로는 이를 ‘삼교구류’라 일컫는다. 유교, 도교, 불교를 뜻하는 ‘삼교’는 제각기 다른 경전과 주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채근담』은 이 세 가지 사상을 하나로 꿰뚫고 있으니, 실로 기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유교 사상의 핵심은 가족과 교육, 예절을 중시하는 데 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중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의 사회적 가치관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유교는 사람들에게 ‘중용’을 가르친다. 중용이란 무엇일까? 『채근담』의 다음 구절은 지극히 중용적이며, 이는 동양인 특유의 함축적이고 내성적이며 겸손한 성품의 근간이 아닐까 싶다.
처세함에 있어 세속과 똑같아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세속과 유달리 달라서도 안 된다. 일을 함에 있어 남들이 싫어하게 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너무 기뻐하게 해서도 안 된다.
도교의 핵심 사상을 두 단어로 요약하면 ‘무위’와 ‘자연’이다. 현대 사회에서 무위로 다스려지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겠으나, 맑은 마음으로 욕심을 덜어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은 여전히 도처에 존재한다. 바로 다음 구절처럼 말이다.
사람이 되는 데 있어 대단히 높고 먼 사업이 없더라도, 세속적인 정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곧 명류의 반열에 들 것이요. 학문을 닦는 데 있어 대단히 보태는 공력이 없더라도, 외물에 얽매이는 마음을 없앨 수 있다면 곧 성인의 경지를 넘어설 것이다.
불교는 ‘출세간’의 철학이다. 출세간과 입세에 대한 견해는 내가 『동양 철학』에서 더 자세히 전개해 볼까 생각 중이지만, 우선 다음 구절이 보여주는 고요한 의경을 음미해 보라.
외로운 구름이 산골짝을 나오니 가고 머무름에 아무런 미련이 없고, 밝은 거울이 허공에 걸리니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서로 상관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나에게 주해가 없는 고문을 읽는 것은 ‘안갯속에서 꽃을 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곽명곤 선생님의 판본을 참 좋아한다. 명쾌한 현대어 번역뿐만 아니라 매 구절마다 평설을 덧붙인 점이 정말 대단하다. 어린이나 바쁜 와중에 짬을 내어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채지충 선생의 만화판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

사랑의 기술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는 인류의 영원한 난제이다. 저자가 이에 대해 어떠한 완벽한 해답을 내려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으나, 첫 줄부터 모든 문장에 마음을 사로잡혀 그 안에 담긴 진리를 깊이 음미하고 싶어졌다. 비록 얇고 작은 책이지만, 이 안에는 동서양 철학, 심리학, 자연과학, 사회학, 경제학 등의 요소가 총망라되어 있으며, 지금의 시각으로 바라보아도 전혀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
독서할 때 겪는 이러한 ‘시대와의 괴리’ 현상에 대해 몇 마디 더 보태고 싶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몇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백일몽에 빠져 있다가, 퍼뜩 정신이 들었을 때 방금 읽은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또 어떤 고전 작품을 읽을 때는 그 안의 관점이 현대 사회에는 도저히 적용되지 않음을 발견하기도 하고, 나 같은 동양인이 서양 작품을 읽을 때는 그 안에 묘사된 사회적 배경과 가치관이 낯설어 공감하지 못하기도 한다. 특히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우리는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영감을 얻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책을 펼치지만, 막상 얻는 것은 거의 없음을 깨닫고 실망하곤 한다. 이에 대해 친애하는 독자들에게 몇 가지 소박한 조언을 건네고자 한다.
첫째,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특히 수많은 젊은이에게 책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무용한 것’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듯하다. 우리는 불안과 욕망이 가득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삶의 안정감을 오직 돈과 물질의 추구에서만 찾고, 여가 시간에는 넷플릭스, 틱톡, 술로 자신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내어 독서를 한다면, 어쩌면 삶의 본질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독서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 세계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 단 하나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조차 우리는 다양한 학문의 이론적 지식을 동원하고, 다각도의 사고방식을 통합하여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는 저자가 처했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나 자신의 삶의 경험을 비추어 보아야 하며, 나와 책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조정해야 한다. 책의 정수를 취하여 나에게 맞게 활용해야지, 무조건 ‘책을 맹신’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불신’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진정으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굳이 그 책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삼킬 필요가 없듯이, 흥미가 생기지 않는 책, 이해할 수 없는 책,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을 만났을 때는 과감히 내려놓아도 좋다. 자신을 강제해가면서까지 억지로 읽을 필요는 전혀 없다.